1. 관세전쟁도 흔들지 못한 '뜨거운 ICE'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면전이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러셀2000, 나스닥, 대형 기술주 모두 조정을 받고 있지만, 유독 반대로 가는 종목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입니다.
거래소, 데이터, 원자재, 주택융자까지 다루는 ICE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ICE 주가는 17.3% 상승했고, 5년 수익률은 무려 115.7%에 달합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불확실성 시대에 가장 확실한 주식”이라며 ICE를 ‘금광보다 곡괭이’에 투자하는 전략의 대표 주자로 꼽고 있습니다.
2. 돈이 몰리는 이유: 거래소의 경제적 해자
ICE는 단순한 거래 플랫폼이 아닙니다. NYSE를 비롯한 전 세계 13개 거래소를 운영하며, 에너지·원자재 선물 시장에선 글로벌 거래량의 66%를 장악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ICE의 주요 매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 📈 거래소 운영 (NYSE 등) – 53.4%
- 💾 데이터 서비스 – 24.8%
- 🏠 주택 융자 플랫폼 – 21.8%
이처럼 ICE는 거래소부터 청산, 데이터 처리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높은 마진과 안정적 수익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2022년에는 역대 최다인 34개 기업을 상장시키며 IPO 시장에서도 선두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배당 성향도 강점입니다. 12년 연속 배당금 증가, 5년 평균 배당 성장률 10.4%를 기록했고, 3·6·9·12월 분기 배당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합니다.
3. 부동산이 이끈 고공 행진
ICE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진짜 이유는 기존 거래소나 데이터 사업보다 주택 융자 사업의 성장 덕분입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ICE는 ‘블랙나이트’ 등 모기지 특화 기업들을 적극 인수해 융자 플랫폼 시장에서 45%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둔화 조짐이 보이면서 리스크 요인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4위 부동산 회사 매각을 추진 중이고, 2023년 미국 주택 거래량은 199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ICE의 PER(주가수익비율)은 26.4배로, 경쟁사 나스닥OMX(24.1배)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부동산 둔화와 함께 고평가 우려 + 독점 규제 리스크가 ICE의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4. ICE는 ‘피난처’인가, ‘고점 매수’인가?
ICE는 금융 인프라 기업이라는 점에서 확실히 불확실성 시대에 매력적인 종목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높은 주가는 ‘부동산 호황’과 ‘M&A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투자자는 다음을 점검해야 합니다:
- 🏦 주택융자 매출의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는가?
- 📉 금리 인하 지연 시, 부동산 시장 위축이 실적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
- 📊 ICE의 밸류에이션이 경쟁사 대비 과도한 수준은 아닌가?
ICE는 분명 금리·정치 리스크에 강한 구조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안전한 피난처’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성장 기반과 수익 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냉정히 점검한 뒤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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