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시장의 판도가 크게 흔들릴 조짐이 보입니다. 국내 최대 포털 기업 네이버가 배송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고 독립 쇼핑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며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그동안 포털 서비스에 집중해왔던 네이버가 쇼핑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공식 선언하고 쿠팡의 '로켓배송' 신화에 정면으로 맞서는 전략을 펼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거대 플랫폼 간의 전면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의 이번 변화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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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배송의 출격: '속도전'으로 쿠팡의 로켓배송 넘어서기

네이버는 3월 중으로 기존 '네이버도착보장' 서비스를 '네이버배송'으로 리브랜딩하고 배송 옵션을 다양화하는 대대적인 개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오늘배송, 내일배송, 일요배송, 희망일배송으로 세분화된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오늘배송은 자정부터 오전 11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당일에 받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쿠팡의 로켓배송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옵션입니다. 내일배송은 오전 11시 이후부터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며, 판매자에 따라 마감 시간이 오후 6시에서 자정까지 다양하게 설정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주말 배송 서비스인데,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자정 사이에 주문하면 일요일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일요배송 옵션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희망일배송 옵션도 마련했습니다. 이처럼 네이버는 국내에서 실행 가능한 모든 유형의 배송 능력을 갖추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습니다. 다만 현재 오늘배송과 일요배송은 수도권 지역에서만 이용 가능하지만, 네이버는 점차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AI로 무장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초개인화 쇼핑 경험의 시작

네이버의 두 번째 전략적 변화는 독립된 쇼핑 애플리케이션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출시입니다. 지금까지 네이버 쇼핑은 네이버 메인 앱 내에서 뉴스, 스포츠, 경제, 자동차,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와 함께 통합 제공되어 왔습니다. 이로 인해 네이버의 쇼핑 매출과 결제금액이 상당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 앱 순위에서는 제외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제 네이버는 쇼핑 기능을 별도의 독립 앱으로 분리하여 이커머스 앱 시장 랭킹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쿠팡과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는 네이버가 자사의 정체성을 포털이 아닌 '쇼핑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핵심 경쟁력은 네이버의 자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네이버는 그동안 축적해온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하여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과 쇼핑 경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는 사용자 개개인의 취향과 구매 패턴을 분석하여 최적의 쇼핑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만족도와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전략입니다.


네이버 vs 쿠팡: 치열해지는 양강 구도와 소비자 혜택 확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현재 네이버와 쿠팡이 양분하고 있는 구도입니다. 삼정KPMG의 '2024년 이커머스 리포트'에 따르면 네이버가 22%, 쿠팡이 20%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최초로 매출 10조원 벽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커머스 사업을 핵심 수익원인 '캐시카우'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커머스 매출액은 2022년 1조8011억원, 2023년 2조5467억원에서 지난해 2조923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지표는 총 거래액(GMV)입니다. 네이버의 지난해 커머스 GMV는 50조1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41조7000억원, 2023년 47조90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입니다.

반면 쿠팡의 연간 결제 추정액은 와이즈앱·리테일 분석에 따르면 2022년 38조6575억원, 2023년 44조5731억원에서 지난해 55조861억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네이버를 앞서가고 있습니다. 쿠팡은 매년 10~2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이커머스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결론: 이커머스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네이버의 배송 서비스 개편과 독립 쇼핑앱 출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네이버와 쿠팡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궁극적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소비자입니다. 빠르고 다양한 배송 옵션, 맞춤형 상품 추천, 다양한 할인 혜택이 강화되면서 쇼핑의 편의성과 만족도가 대폭 상승할 것입니다. 또한, 플랫폼 간 경쟁이 기술 혁신을 촉진해 더 나은 물류 시스템, 더 정교한 AI 추천 알고리즘, 그리고 판매자를 위한 친화적인 수수료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무대에서도 한국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이커머스 시장은 단순한 거래 플랫폼이 아니라, 데이터와 기술이 결합된 복합 생태계로 진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네이버의 전략적 변화가 이러한 미래를 선도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주목해볼 만합니다.